선 수행과 개발자로서의 성장
2017년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옮겼다.
선(Zen) 수행은 개발자로서 성장하고 필요한 일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특히 한 번에 한 가지에 집중하고, 직관이 원하지 않는 일과 타인의 부탁을 내려놓는 연습이었다.
나는 간결함과 직관이 모호함과 복잡함보다 뛰어나다고 믿는다. 최근 원노트와 에버노트 중 에버노트를 고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노트를 쓸 때는 글을 쓰기 전에 서식과 구조부터 설계해야 하는 듯했다. 반면 에버노트는 현실에서 메모하듯 적고 긋는 경험에 가까웠다. 서식보다 메모 자체에 집중할 수 있어서 에버노트를 선택했다.
사람의 직관과 사고방식을 반영하는 소프트웨어는 간결하고 아름답다. 한 동작을 위해 사용자가 동시에 파악해야 하는 상태가 적기 때문이다. 추상성이 강한 프로그래밍 언어의 Don't ask, Just tell 방식도 같은 맥락에서 강력하다고 생각한다.
워드에서는 서식의 규격과 정렬을 고민하느라 본문을 거의 쓰지 못할 때가 많았다. 애플 페이지는 컴퓨터에서만 신경 써야 하는 여러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해 줬다. 서식이 흐트러질까 걱정하며 글쓰기를 미루던 버릇이 애플 컴퓨터를 산 당일부터 풀렸고, 글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스큐어모피즘을 강하게 지지한다. 기계는 현실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반영해야 한다고 믿는다. 논리적으로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것보다 직관적으로 쓸 수 있는 경험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작업 관리에서 Zen To Done의 장점을 알리려다 보니 직관과 소프트웨어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선 수행과 직관을 믿는 연습은 내 삶을 간결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같은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간결함과 집중으로 목표를 이루는 방법을 다루는 『단순함이 너의 모든 것을 바꾼다』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