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을 구체보다 먼저 가르치는게 죄스러운 일일까?
컴퓨터 과학도를 위한 대단한 수학책을 예약 구매하다가 추천사에서 마음에 걸리는 문구를 찾았다. (책 자체는 컴공의 이산수학 과정에 해당하는 내용을 다루는 듯하다)
"추상을 구체보다 먼저 가르치는 것은 철저히 죄스러운 일이다" - Z. A. 멜자크
프로그래밍을 배울 때 구체적인 작동 원리부터 시작하면, 기계의 처리 방식과 세부 지식에 막혀 학습자가 포기하기 쉽다고 생각한다.
컴퓨터 과학에서 나는 탑다운 모델을 추구한다. 추상화를 통해 처음 마주하는 복잡함을 덜어내고, 학습자가 쉽게 느끼며 시작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렇게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나아가게 한다.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 뒤에도 수학적·과학적 배경지식에는 빈틈이 남을 수 있다. 그 한계를 스스로 느끼고 고민하는 시점에 로우레벨과 수학에 전념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체부터 가르치는 방식이 단단한 지적 기반을 마련해줄 수는 있다. 하지만 시작부터 좌절하는 학습자가 많다면, 추상에서 출발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