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학교를 만드는 방법.
나는 중고등학교에 가는 것이 늘 싫었다. 그나마 즐거웠던 것은 쉬는 시간에 내가 만든 창작물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이야기하는 일이었다. 이 기억을 돌아보면, 내가 가고 싶었을 학교의 모습도 떠오른다.
과목을 모두 배운 뒤 언젠가 활용하라고 하기보다, 만들고 싶은 것에서 출발해 필요한 과목을 역순으로 찾아가는 학교다. 작곡, 공연, 영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그림 중 하고 싶은 창작을 정하고, 그것을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다.
과목 자체가 목적이 되면 무엇을 할 수 있게 되는지 알기 어렵다. 구체적인 결과물이나 데모 없이 일단 배우라는 약속만으로는 내게 충분한 동기가 되지 못했다. 반대로 만들고 싶은 것이 먼저 보였다면 학교가 그렇게까지 싫지는 않았을 것이다.
교사에게도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읽어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기대했다. 이미 책을 읽고 이해한 내용을 수업에서 다시 들을 때면, 책과 교사가 함께 있는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책만으로 전달되지 않는 설명과 경험이 더해지기를 바랐다.
결국 10년간 수업 시간 대부분을 집에서 만들고 싶은 비디오를 구상하며 보냈고, 공부는 차라리 집에서 했다.
창작이 중심이라면 수업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들고 시험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하니, 텍스트를 그대로 읽는 것만으로는 수업이 끝날 수 없을 것이다.